걷기나 게임으로 포인트를 모으는 사람들

걷기 게임이나 포인트 적립 앱으로 돈을 모은다고 하면, 흔히 “티끌 모아 티끌 아니냐”는 반응이 따라온다. 실제로 한 달에 벌 수 있는 금액은 많아야 몇 천 원, 잘 모아도 1~2만 원 수준이다. 이 정도 금액으로 인생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MZ 세대는 여전히 걷기 앱을 켜고, 출석 체크를 하고, 포인트를 모아 현금처럼 사용한다. 이 글은 앱테크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대신 왜 효율이 낮아 보이는 이 활동을 계속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그리고 이 작은 돈이 생활과 소비 감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현실적인 시선으로 정리한다. 조롱과 과장의 사이에서, 앱테크가 MZ의 생활 속에 자리 잡은 이유를 살펴보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티끌 모아 티끌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은 이유

앱테크에 대한 조롱이 나오는 이유는 분명하다. 시간 대비 수익이 낮기 때문이다. 하루에 몇 번 앱을 열고, 광고를 보고, 걷기 미션을 채워도 쌓이는 포인트는 미미하다. 한 달 내내 성실하게 해도 커피 한 잔 값이 될까 말까다. 이걸 돈 벌이라고 부르기엔 민망한 수준이라는 말도 이해가 간다. 실제로 앱테크만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거나, 의미 있는 자산을 만들기는 어렵다. 이 점에서 “티끌 모아 티끌”이라는 표현은 어느 정도 사실에 가깝다. 시간과 에너지를 다른 곳에 쓰는 게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 그래서 앱테크를 비웃는 시선이 생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이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돈을 벌기 위해서만 이걸 하고 있느냐는 질문이다. 대부분의 MZ들은 앱테크로 큰돈을 벌 거라 기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계속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걷기 게임과 포인트 앱이 생활에 스며드는 방식

걷기 게임이나 포인트 앱은 생활의 틈을 파고든다. 출퇴근길, 점심시간, 집 근처 산책처럼 원래 하던 행동에 살짝 얹힌다. 따로 시간을 내서 무언가를 하는 느낌이 아니라, 이미 하고 있던 행동에 보상이 붙는다. 이 구조가 중요하다. 앱테크가 노동처럼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 돈을 번다는 감각보다, 놓치기 아까운 포인트를 챙긴다는 감각에 가깝다. 그래서 수익이 적어도 계속하게 된다. 특히 걷기 게임은 건강 관리와 연결된다. 어차피 걷는 김에 포인트를 받는다는 생각은 합리적으로 느껴진다. 이때 포인트는 보너스에 가깝다. 생활의 기본 리듬을 해치지 않으면서, 아주 작은 보상을 제공하는 구조가 앱테크를 지속 가능하게 만든다.

월 3–4천 원이 만들어내는 체감의 차이

월 3–4천 원, 많아야 1–2만 원이라는 금액은 숫자로 보면 작다. 하지만 이 돈이 사용되는 방식은 흥미롭다. 대부분의 MZ들은 이 돈을 생활비의 중심에 두지 않는다. 대신 커피, 간식, 소소한 디지털 결제처럼 가볍게 쓰인다. 이때 중요한 건 심리적 효과다. 공짜로 얻은 돈이라는 인식은 소비에 대한 부담을 낮춘다. 같은 커피라도 월급에서 나가는 돈과 포인트로 결제하는 돈은 체감이 다르다. 이 작은 차이가 생활의 만족도를 높인다. 또 하나는 소비 통제 효과다. 앱테크 포인트로 커버할 수 있는 소비 영역이 생기면서, 그만큼 현금 지출이 줄어든다. 금액은 작지만, 반복되면 체감은 분명하다. 이 경험이 쌓이면, 앱테크는 단순한 돈벌이가 아니라 생활 조정 도구가 된다.

앱테크를 하는 MZ들의 진짜 동기

앱테크를 하는 MZ들의 동기는 돈 그 자체가 아니다. 오히려 통제감에 가깝다. 물가가 오르고, 고정비는 줄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영역을 관리하고 있다는 느낌이 중요해진다. 앱테크는 아주 작은 성공 경험을 제공한다. 출석 체크를 하면 포인트가 쌓이고, 목표를 달성하면 보상이 온다. 이 단순한 구조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안정감을 준다. 큰 자산을 만들 수는 없지만, 완전히 무력하지 않다는 감각을 유지하게 해준다. 이 감각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돈을 전혀 통제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 사람은 쉽게 소비로 도망친다. 반대로 아주 작은 통제라도 유지하면, 소비는 더 차분해진다. 앱테크는 이 심리적 완충 역할을 한다.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이유

앱테크를 하는 사람들도 이게 큰돈이 안 된다는 걸 안다. 그래서 남들에게 적극적으로 자랑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계속하는 이유는, 이 작은 돈이 생활의 일부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효율만 따지면 의미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생활은 항상 효율적으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커피 한 잔 값이 공짜로 생겼다는 느낌, 오늘도 뭔가 챙겼다는 기분은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앱테크는 부를 만드는 도구가 아니다. 대신 생활의 리듬을 관리하고, 소비를 조금 더 의식하게 만드는 장치다. 이 역할만으로도, 많은 MZ들에게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걷기 게임이나 포인트 앱으로 모은 돈은 인생을 바꾸지 않는다. 하지만 생활을 아주 조금 바꾼다. 티끌 모아 티끌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그 티끌을 모으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 작은 돈은 돈보다 감각을 남긴다. 내가 생활을 완전히 놓치고 있지는 않다는 감각, 그리고 그 감각이 소비를 천천히 바꿔간다. 그래서 오늘도 많은 MZ들은 조용히 걷고, 포인트를 모은다.

스마트폰으로 걸음 수와 포인트 적립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걷기 앱으로 포인트를 모으는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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